일반 세포보다 수백 배 큰 간 조직 유사체인 간 오가노이드를 쥐의 간 조직 위에 얹고 하이드로젤 테이프로 붙이는 방식을 통해 새로운 오가노이드 전달 방법을 구축했다. 사진은 이식한 간 오가노이드가 간 조직의 일부로 살아 붙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연구재단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팀이 치료해야 할 조직표면에 파스처럼 붙여 줄기세포나 약물을 전달할 수 있는 하이드로젤 테이프를 개발했다. 또한 하이드로젤 테이프를 붙이는 방식을 통해 새로운 오가노이드 이식 기술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한국연구재단은 조승우 연세대학교 생명공학과 교수와 신지수 연세대 박사, 최동훈 연세의료원 교수가 함께 패치형 하이드로젤을 개발했다고 18일 밝혔다.
하이드로젤을 이용해 개발된 테이프는 동결건조된 제형으로 별도의 처리 없이 기성품처럼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 하이드로젤은 수분 함유량이 90% 이상으로 젤라와 같은 특성을 가졌다.
또 약물 스크리닝이나 질병 모델링 분야에서 주목받는 미니 장기, 오가노이드는 차세대 세포치료제로도 기대를 모으고 있지만 마땅한 이식기술이 없는 실정이다. 연구팀은 개발한 테이프를 이용해 생쥐에서 간, 소장, 위 등 다양한 오가노이드를 원하는 위치에 부착시킬 수 있음을 보였다.
줄기세포나 약물을 이식하거나 주사하는 대신 테이프처럼 붙이는 방식으로 전달하면 조직에 미치는 영향을 줄일 수 있는 한편 사용자의 편의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 연구팀은 홍합이나 멍게 같은 해양생물의 수중 접착력을 모방한 히알루론산 기반 하이드로젤을 기존 주사제 제형에서 붙이는 패치 제형으로 변형, 기능성과 편의성을 향상시켰다.
페놀 유도체 성분에서 비롯된 우수한 접착력과 탄력성, 그리고 하이드로젤 패치 내부에 형성된 나노섬유 구조가 세포의 생착을 돕는 한편 약물전달 효율을 높임으로써 기능성을 크게 개선할 수 있었다.
실제 심근경색으로 손상된 쥐의 심장 표면에 히알루론산 하이드로젤 패치를 테이프처럼 붙이고 그 위에 줄기세포를 분사해 하이드로젤 패치 내부에 흡수되도록 했다. 그 결과 심장기능이 개선됐고 심근비대증이 완화됐으며 심혈관 조직의 재생까지 돕는 것을 확인했다.
줄기세포 이외의 유용단백질 전달효과도 확인했다. 재생효과가 있어 상처치료에 사용되는 혈관유도성장인자를 담은 하이드로젤 패치 테이프를 생쥐의 창상 부위에 적용했다.
그 결과 자가치유가 힘들 정도로 컸던 창상 부위가 빠르게 회복됐다.
조승우 교수는 "세포와 약물을 전달하던 기존 방식의 단점을 극복하고 하이드로젤 테이프를 이용해 줄기세포 및 약물을 손쉽고 편리하게 질환 부위에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방법으로 상용화 가능성이 크다"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지원사업 및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테리얼스'에 9월 2일 게재됐다.